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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RAVLE vol.3

머리와 가슴과 발 사이에 여행

 

 

밤 늦은 시각. 친구 녀석이 편의점에서 따뜻한 캔 커피 두 개를 사와 하나를 제 주머니에 넣어줍니다. 오랜만에 만났는데 그냥 집에 들어가기 섭섭하니 조금 걷자고 하네요. 옷을 얇게 입고 나온 터라 바람이 차갑습니다. 그래도 누군가 나와 걷고 싶다니 기분이 좋아져 문래동을 한참 걸었습니다. 평범하고 평범하지 않은 서른 후반의 사는 이야기들이 오갔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녀석이 묻는군요.

 

그건 그렇고, 사는 건 좀 행복하니?

 

대체 이 아무것도 아닌 질문이 왜 그렇게 까마득하게 왔는지 모르겠습니다. 뭐라고 답을 했는지 기억이 잘 나질 않습니다. 자존심이 상할지 모르니, 불행하다고 답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렇다고 행복하다 말하기엔, 글쎄요, 거짓말을 하는 것처럼 부끄러운 맘이 드는 걸 보면 그리 답하지도 않았을 텐데. 아마 잘 모르겠다고 했거나, 아니면 이렇게 말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냥. 불행하지는 않은 것 같아.” 네. 저는 이 말이 가장 적절한 답이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행복하다는 말과 불행하다는 말 사이에 덜 부끄럽고 덜 미안한 어떤 타협점.

 

지난1월, 우리시대 대표적 지성이었던 신영복 선생님께서 작고하셨습니다. 그분이 남긴 말씀 중 한마디는 제 노트에, 책상에 오랫동안 쓰여있었죠. 일생 동안의 여행 중에 가장 먼 여행은 머리에서 가슴까지의 여행이라는 말. 그리고 그만큼 먼 여행이 하나 더 남아있는데, 그건 가슴에서 발까지의 여행이라는 말. 그래서 결국 머리에서 가슴으로, 가슴에서 다시 발까지의 여행이 우리의 삶이라는 말이었습니다.

 

머리와 가슴과 발 사이에 여행

 

이 말이 왜 그리 뜨거웠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때그때 가장 절박한 단어들을 넣어가며 재주껏 해석해 마음을 축였던 기억. 꿈에 고픈 날에는 머리에서 가슴으로, 가슴에서 두 발로 꿈을 찾아 가라는 뜻으로 읽었고, 대학원에서 인권을 공부할 때는 그 말씀 속에서 인간의 길을 가늠했습니다. 누군가를 향한 그리움이나 슬픔이 클 때는 제 마음이 머리와 가슴과 두 발 사이에 어디쯤 있는지 묻고, 다시 물었습니다.

 

그리고 친구와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와 누운 밤. 이불 속에 찬 몸을 집어 넣으며 이번에는 행복이라는 단어를 대입해 봅니다. 머리로 배워 들은 세상의 행복과 내 안에서 자꾸 의심하고 지우며 찾아낸 행복, 그걸 향해 기꺼이 뚜벅뚜벅 앞으로 나아가는 두 발 사이에.

 

저는 어디쯤 서 있을까요?

당신은, 또 이 곳에 글과 사진을 열어준 여행자들은 어디쯤 가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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