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RAVEL TRIP.38
청춘이 있었다
THE YOUTH
이번 호의 대주제를 청춘으로 잡았다. 작가들의 원고를 살피고, 교정교열을 마친 뒤 편집인의 글을 쓰기 위해 컴퓨터 앞에 앉아있었다. 그러다가 충남 태안에서 들려온 젊은 비정규직 노동자의 부고를 접했다. 참담한 사고였다. 단 한 줄을 쓰지 못하고 모니터만 한참 바라보다가 컴퓨터를 끄고 말았다. 이게 다 무슨 소용인가. 억울한 죽음 앞에 청춘과 여행을 읊는 일이 대체 무언가 싶었다.
이틀이 지나서야 겨우 청. 춘. 두 자를 다시 써놓고 내려다본다. 시인 김소연은 「눈물이라는 뼈」 서 문에 '사람의 울음을 이해한 자는 그 울음에 순교한다'고 적었다. 김소연이 말한 사람의 눈물과, 엊 그제 그 이의 죽음과, 청춘이라는 단어가 잠시 겹쳤는데, 아무래도 떨칠 수 없다. 결국 그럴싸한 편 집인의 글은 쓰지 못하려나 보다. 대신 이 말을 넣고 싶다. 무참한 구조의 폭력 앞에 살아남고 싶었 던 숱한 청춘들이 몸과 정신을 던지던 시대. 그 여기저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내가, 당신이 있다.
목차
ART
014 이제 청춘이 끝나버렸다고
캐나다
오재철·정민아
042 젊음이라는 무언가(無言歌)
유럽
한진석
052 DON’T STOP ME NOW
플로리다
박승근
지구사용설명서
086 푸른 여름 날의 기록
쿠바
태진주
10 쿠바 백과사전
쿠바
편집부
112 쿠바行 여행인문학
쿠바
편집부
TRAVEL
118 다시 스무 살, 샌프란시스코
샌프란시스코
박민우
136 벌거벗은 그늘이 자라나는 계절
음성
박윤준
152 어른은 아니고 아이도 아닌
세네갈
김성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