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RAVEL TRIP.37
여행자의 고향
HOMETOWN
그녀가 탄 휠체어가 가장 먼저 보였다. 다음에는 백발에 얹힌 오래된 시간을 발견했고, 마지막으로 있는 힘껏 누르는 건반의 노래가 들렸다. 겪어온 모든 날들을 한데 뭉쳐 연주하는 것 같았다. 하기야 그렇지 않은 음악가가 어디에 있을까. 그녀의 고향이 어디인지 물었다. 태어난 곳을 말 하느냐, 내 음악이 시작된 곳을 의미하는 것이냐, 질문이 되돌아왔다. 나는 잠시 말을 잃었다.
나고 자란 곳. 머리에서 가슴으로 시선을 내리고 처음 내 세상을 발견한 곳. 무엇으로 살아야 하는지, 어디로 향해 가야 하는지 비로소 가르쳐 준 곳. 고향의 의미는 사람마다 장면마다 달랐다. 아트래블 작가들에게 그들의 고향에 대한 이야 기를 들려달라고 청했다. 아버지의 땅에 관한, 낯 선 공동체에 관한, 글을 쓰고 사진을 찍을 수 있 었던 강렬한 영감의 기원에 관한 회고가 도착했다. 고향이 어디입니까. 이 질문에 답이 많은 자는 행복한 사람이며, 동시에 가장 외로운 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멈출 수 없다.
목차
ART
010 북쪽 나라, 기억의 집
페로제도
이경택
032 떠나간 사람들의 땅
보성
정연석
052 첫 번째 향수
유럽
박상준
지구사용설명서
076 지도에 없는 파라다이스
북아일랜드
송은정
106 북아일랜드 백과사전
북아일랜드
편집부
114 북아일랜드行 여행인문학
북아일랜드
편집부
TRAVEL
120 오브리가도, 라고스
라고스
박준
140 나는 책방 여행자입니다
도쿄
양미석
154 덴마크가 또 다른 고향이 될 줄이야
덴마크
노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