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채색의 온도Uljin, KOREA, Asia 바닷가 집 따뜻한 아랫목에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겨울 창을 보는 꿈을 꿨다. 차갑고 날카로운 바다를 한없이 바라보다 잠시, 사는 일에 베인 것을 잊었다.따뜻했다. 사진을 찍기 전까진 좀처럼 겨울 바다에 갈 일이 없었다. 누구나 그렇듯 사진기를 사고 출사라는 명목으로 떠돌다 보니 바다만큼 멋진 곳이 드물었다.동해의 현란한 일출에 압도됐다. 그 뒤로 붉은 해가 주는 매력에 흠뻑 빠졌다. 허투루 날씨를 살피고 새벽 찬공기를 마시며 달리는 일이 잦았다.새빨간 태양에 눈을 뺏기고 해를 놓치면 실패라 여겼다. 한참이 지나서야 나는 겨울바다의 바다를 보았다.파도의 속도, 모래의 소리, 수평선의 시간. 한겨울, 펑펑 쏟아지는 눈길을 지나 흑과 백만 존재하는 눈 덮인 겨울 바다-끝없는 무채색에 안도했다. 겨울 바다가 보이는 창이 있는 집을 장만하고 싶다. 무채색은 따뜻하다. 글 | 조익현사진 | 조익현 artravel vol.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