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RAVEL TRIP.43


유목인: 새롭고 오래된 이동

NOMAD



이번 호에 담지 못한 글이 있다. 한 작가에게 디지털 노마드에 관한 원고를 부탁했는데, 며칠이 지나 도저히 쓰지 못하겠다는 메일을 받았다. 오랫동안 여러 나라에서 디지털 노마드로 살아온 그녀가 원고 청탁을 거절한 이유는 이랬다. 요즘 자신은 이 삶의 방식을 의심하고 있다고. 어딘가에 다시 정착하고 싶어진 방황하는 노마드가 자기라며, 디지털 노마드가 옳은 것인지, 혹은 좋은 것인지 그녀는 이제 잘 모르겠다고 적었다. 다음의 어디로 나아가기 위해 그녀는 새로운 질문을 시작한 걸까. 아니면 긴 모험을 마치고 정주하는 삶으로 정말 돌아오고 싶어 졌을까. 궁금했지만 결국 그녀는 글을 쓰지 않았다. 


유목인. 다양한 층위를 가진 말이다. 때로는 물리적 의미의 유랑민이나 유랑 민족을 의미하고, 다른 한편 노무현 시대에 우리 사회가 잠시 폭발하듯 소비해버린 변화와 희망의 정치철학 구호이기도 하다. 정해진 일터가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원격으로 일하는 새로운 노동의 언어이며, 끊임없이 기호와 이미지를 소화하며 디지털 정보를 헤매는 세대의 이름이다. 동시에, 지역개발로 내쫓기거나 일터를 찾아 어쩔 수 없이 떠돌아야 하는, 안정된 삶을 박탈당한 비정주인(非定住人)의 애환이기도하다. 이렇게 넓은 스펙트럼의 유목인을 아트래블이 다 담아내지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여행의 텍스트 위에 얹힌 우리의 욕구나 다짐, 희망이나 불안을 더 깊게 바라 볼 수는 있지 않을까. 






우리는 모두 여행자고, 여행이란 특별할 것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을 바꾸고 삶을 변화시키는 여행의 특별한 힘을 믿습니다.

이미 여행자인 사람, 새로운 여행을 갈구하는 사람,

아직 떠나지 못했지만 여행의 꿈을 가슴에 품고 사는 사람의 뮤즈가 되는 것

- 아트래블 매거진이 탄생한 단 하나의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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